일본어를 처음 배울 때 날 생 자 하나에 수십 가지 읽는 법이 있는 것을 보고 머리를 감싸 쥐며 좌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어 공부를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큰 고비가 바로 이 복잡한 읽기 방식인데 일본 한자가 여러 음을 갖는 핵심 이유는 한자가 유입될 당시의 시대별 중국 발음이 누적되었고 여기에 일본 고유의 뜻까지 덧붙여졌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저 불규칙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이 역사적 배경과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한자 암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재미있게 느껴질겁니다.

중국 발음을 왜 시대별로 다르게 가져왔을까?
한자는 오세기부터 여러 세기에 걸쳐 중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왔습니다. 이때 중국의 왕조가 교체되면서 수도가 바뀌고 자연스럽게 표준어 발음도 계속 달라졌는데 일본은 그 당시 가장 유행하던 선진 발음을 계속 새롭게 수입하여 적용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한자라도 수입된 시기와 지역에 따라 오음 한음 당음이라는 세 가지 이상의 음독을 동시에 가지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밝을 명 자를 두고 어떤 단어에서는 묘로 읽고 다른 단어에서는 메이나 민으로 읽는 식입니다.
| 음독 종류 | 수입 시기 | 발음의 기원 |
|---|---|---|
| 오음 | 오세기에서 육세기 | 중국 남조시대 및 백제 경유 발음 |
| 한음 | 칠세기에서 구세기 | 당나라 장안 지역의 표준 발음 |
| 당음 | 가마쿠라 시대 이후 | 송나라 및 선종 승려들을 통한 발음 |
일본 원래의 말과 한자는 어떻게 섞이게 되었을까?
중국에서 한자라는 문자가 들어오기 전에도 일본에는 이미 자신들만의 고유한 언어와 발음이 존재했습니다. 문자가 없던 일본인들은 중국의 한자를 빌려와서 표기하되 뜻을 읽을 때는 일본 고유어인 훈독을 사용하고 발음 그대로 읽을 때는 중국식인 음독을 사용하는 이중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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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뫼 산이라는 한자를 두고 한자어 조합에서는 중국식 발음인 산으로 읽지만 단독으로 쓰일 때는 일본 고유어인 야마로 읽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한 글자에 수입된 여러 음과 고유의 뜻이 결합하면서 우리가 외워야 할 읽는 법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한자 읽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정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자의 역사적 배경을 알았다면 이제는 막연한 암기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학습 환경을 세팅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무작정 모든 한자를 외우기보다는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일상생활에 필수적이라고 지정한 상용한자 이천백서른여섯 자를 우선순위로 두고 공부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특히 온라인 사전과 간격 반복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암기 프로그램을 연동하여 나만의 디지털 학습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 온라인 일본어 사전 jisho.org 에 접속하여 모르는 단어의 정확한 음과 훈 검색하기
- 일본어 학습 사이트에서 상용한자 이천백서른여섯 자 엑셀 데이터 다운로드하기
- 안키 웹사이트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망각 곡선에 맞춘 단어장 세팅하기
- 음독은 주로 두 글자 이상의 명사 조합으로 훈독은 동사나 형용사 위주로 문맥 안에서 암기하기
일본 한자가 여러 음을 가지게 된 것은 천오백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주변국의 언어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자신들의 언어와 융합시킨 치열한 언어적 교류의 결과물입니다. 단순히 외워야 할 골칫거리나 장애물로 여기기보다는 동아시아 역사와 언어의 흐름을 보여주는 화석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오늘부터 단어장을 펼치고 새로운 한자를 외울 때 이 발음은 어느 시대 당나라 장안에서 왔을까 아니면 고대 일본인들이 쓰던 말일까 상상해보시면 일본어 공부가 한층 더 깊이 있고 재미있어질 것입니다.
